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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 Leben

불안에서 폭력까지

변화를 흐르는 강물에 비유했던 헤라클레이토스의 “변하지 않는 것은 오직 변한다는 사실뿐이다.”라는 격언은 인간 본연에 내재된 불안에 대해 상기시킨다. 받아들이는 이의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변화는 근본적으로 인간 불안의 원천이 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나에게는 강한 확신과 신념을 가지는 것이 인간의 덕목이라 믿었다. 불안에 대해 내린 나의 처방은 변화하는 세상 속 흔들리지 않는 강한 확신과 신념을 나와 동일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보고, 듣고, 그리고 믿는 것을 굳건히 만들수록 나는 더욱더 폭력적이고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변해갔다. 내가 믿는 것이 흔들리는 부조화가 주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믿는 것은 더욱더 옳은 것 이어야 했다. 옳음의 강요는 폭력이다. 그 끝에 다다르니 자기혐오에 우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내가 내린 처방은 나에게 독이었던 셈이다. 

 

아직도 불안과 함께 살아갈 방안을 찾고 있는 과정이지만 적어도 나의 강한 확신은 그것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왜냐하면 내가 살고 경험하는 시공간은 드넓은 우주 없이 많은 점들로 연결되어 있는 그물망의 아주 작은 일부이기 때문이다. 결코 나는 내가 보고, 듣고, 믿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말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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