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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 Leben

3.27 봉달이 연락 안된 날

# 3.27 참이맛 감자탕, 타임스퀘어 스타벅스에서


병원을 다녀온 주환 남들 한 번 가는 병무청에 다섯번째 다녀온 준 목사님들과 함께 고대 철학강의를 들은 봉달


그들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모이게되었다.


타임스퀘어로 향하는 길에 봉달이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봉달이는 갑자기 연락없이 약속을 펑크낼 친구가 아니라는것을 알기에 기다렸다. 아마 지하철에서 사색에 잠겼거나 책을 읽었거나.. 핸드폰에 집중하지 않았을거라 짐작 해 본다.


그 사이 준과 주환은 교보문고에서 만났다. 준은 교보문고에 있다는 주환을 찾으러 교보문고 이곳저곳을 살폈다. 그러다 발견한 주환. 그는 수험서 코너에 있었다. 그는 이번 주말 코레일에 시험을 보러 간다. NCR 이라는 시험인 데 도저히 왜 만든지 이해가 가질 않는 시험이다. 스펙을 없앤다고 만든 시험이지만 청년들에게 오히려 하나의 스 펙을 더 쌓아야 한다는 부담을 안겨주었다. 준은 극혐이라며 주절 거렸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이 얘길 듣고 옆에 있던 교보문고 직원이 의미모를 웃음을 지었다.


구로에서 연락이 되었던 봉달이는 그새 타임스퀘어에 도착했다. 우리는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만났다. 핑크색 셔츠 와 알다가도 모를 색을 한 비니를 쓰고 온 봉달은 마치 힙스터 같았다. 그는 우리를 만나자마자 부천에 있는 6500 원짜리 뷔페에서 폭식을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너무 많이 먹어서 토까지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와중에 준은 어제 티비에서 본 뼈다귀 해장국이 넘나 먹고싶어서 뼈다귀 해장국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타임스퀘어 건너편 참이맛 감자탕으로 향했다.


조선족 아주머니들께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따듯한 자리로 안내받은 우리는 방석을 깔고 앉았다.


뼈다귀 해장국 3개를 시켰다. 봉달이는 배가 너무 부른 나머지 고기를 빼고 국물만 먹겠다고 했다. 그래서 준은 고 기뭉텅이 한개를 더 가져와 입을 다시며 고기를 발랐다. 고기를 다 바른 후 국물에 풍덩 넣고 먹으려 하는 순간 봉 달이는 내 고기를 빼앗아갔다. 그래도 고기를 줬으니 용서 해 줬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서로의 근황을 나눴다.


준이는 오래 계획했지만 갑작스레 정해진 어학연수 이야기를, 봉달이는 전주에서의 삶과 강의 이야기를, 주환은 우리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의 근본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꺼냈다.


서로 그랬던 것 같다. 각자의 삶과 여러 고민들에 의해 밀려버린 우리가 약속한 일을 하지 못했던 서로에 대한 약 간의 미안함,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 두려움 등등.


그래도 난 이 셋을 정말 사랑하는게, 그러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어도 용납이 되고 들어 줄 사람들 이라는 것이다. 진짜 친구들이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야기에 물이 올라 자연스레 카페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준과 주환은 스타벅스 쿠폰이 있 었기에 뼈다귀 해장국 국물과 준에게서 빼앗아간 소량의 고기만 섭취한 봉달이가 계산을 했다. (봉달이짱)


초록불을 기다리며 거대한 신세계의 건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횡단보도를 건너 그 안 별다방으로 향했다.


둘이 가진 쿠폰의 합이 2만원 이었기에 2만원에 맞게 주문을 하고자 했던 준은 6800원 짜리 블루베리치즈케이크 를 4800원으로 보아 2만원에서 1200원을 초과시켰다. 준은 나이가 들면서 노안이 오는지 숫자를 잘못 읽거나, 카톡에서 주환이형을 봉규로 착각해 반말을 하거나,, 반말을 하거나,, 슬프다.


우리는 스타벅스 매장 안 자리를 잡고 앉아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식당에서 마지막 대화의 주제는 ‘하면 되는데 왜 안하고 있는걸까?’ 였다. 그래서 우리는 좀 더 우리가 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분석 해 보기로 했다.


- 내 삶이 먼저.. 우선순위의 문제


- 해 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 (시간을 또 들여야하니까..)


- 두려움. (전적으로 올인 할 수 있는가에 대한..?)


- 완벽주의 성향 - 이 길이 맞는 길인가? 에 대한. 고민


이 이야기를 하다가 봉달이는 사실 자기가 제일 마음이 편할 때라며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의 고민은 깊기도 했 고 마음이 편할 주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공직 교사에 대한 길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앞으로 투자해야 할 3년 의 시간과 그 후의 불확실성 때문에 못 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준은 왜 3년의 시간이 두렵냐고 질문했더니 봉 달은 혹시라도 이 길이 아니라. 다른 길이 있지 않은가? 에 대한 궁금증 또는 알지 못함에서 오는 고민이라고 이야 기 했다. 봉달은 스스로 이 이야기를 꺼내면서 머리속에서 정리가 되었는지 공직교사로 향하는 길에 대해 한발자 국 더 나아간 확신을 갖게 되었고, 그 길로 나아가는 방법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했다.


기억에 남는 봉달의 말은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면, ‘그거 해서 뭐? 뭐할건데.’ 라는 이야기 였다. 준과 주환 은 봉달이를 응원한다. 지금 전북대에서 강의를 듣는 봉달의 모습도, 우리와 함께 하고자 약속했던 모습도, 철학강 의를 들으러 부천까지 가는 봉달의 모습도, 그림을 그렸다며 자랑하는 봉달의 모습도, 가족을 사랑하는 봉달의 모 습도. 준과 주환은 봉달에게 결과를 원하지 않는다. 다만 있는 그대로 나아가는 그의 길을 응원할 뿐이다.


준은 봉달이가 마음이 원하는 길을 가면 봉달이에게도 우리에게도 좋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주환도 그랬을 거다. 봉달이가 앞으로 더 용기있게 한발자국 한발자국 걸어나갔으면 한다.


그래서 봉달은 좀 더 열심히 우리가 계획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우리는 셋이서 약속의 도장을 찍었다. 4/3-4 월,화 (1박2일) 4/9 일요일 우리는 만나서 4/15 디모데 때 보여줄 제안서를 만들기로 약속했다.


영상에 들어가야 할 컨텐츠에 대해 여러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


대학교, 과에 들어가면 많은 청년들은 왜 공부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 따라서, 핵심과목을 어떤 목적으 로 배우는지, 어떤 것을 위해서 배우는지 예를 들어서 쉽게 설명하기로 했다.


- 공대생인 셋은 기계공학과, 컴퓨터공학과, 전자공학과 세개의 과에 대해서 영상을 만들기로했다.


- 왜, 열심히 해야하는지? 급변하는 세상에 변하지 않는 철학을 가질 수 있는 메세지를 넣기로 했다.


- 기본과 기초가 되는 과목에 대해 설명하기로 했다. (예로, 쉽게 변하는 IT산업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해야하 는지 배우는 자료구조와 같은 중요성)


- 공대안에서 인문학과 결합해서 방향성을 제시 해 주는 내용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 대입에 실패했다고 생각이 드는 새내기들 또는 그 마음을 지니고 있는 이들에게 실패한 삶이 아니라는 메세지 가 담겼으면 한다.


위와 같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To Do List.


- 사례조사(유튜브 영상 찾아보기) : 각 대학교의 과 홍보영상을 찾아서 들어가야 할 기본적인 내용과 차이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 과 3개에 대한 영상 만들기


- 영상 만드는 실습하기


- 영상 컨텐츠/시나리오 구성하기


- 제안서 만들기


- 쓸 내용들?


- 내용구성..


- 과 같은 이야기들을 하다가 주환은 영상을 만들면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


그래서 우리는 일단 영상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봉규가 강의에서 감명깊게 들었는지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며 감성의 세대에 맞게 감성적으로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여러 예들을 또한 조사 해 보기로했다. (apple, 씨리얼, 등등..) 영상을 보고 그 접근 방법과 기법에 대해 기록하고 나누기로했다.


봉규는 갑자기 죽은시인의 사회 이야기를 꺼내면서 너도 한편의 시가 될거라는 그 구절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준의 노트에 적어놓은 ‘You may contribute a verse.’


주환은 갑자기 일본 마라톤영상 아냐며 핸드폰을 켜 영상 하나를 보여줬다. 그 후 적은 ‘인생은 굉장하다.’


각자 이야기를 쏟아낸 후 우리는 영상/미디어 참고서적에 대해서 조사하러 교보문고로 향했다. 생각보다 영상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책은 없었지만 예술분야에서 서로가 관심있는 책들을 보았다. 준은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높은 유리천장을 가진 건물에서 회전문을 지나 나온 우리는 그 앞 횡단보도 앞에서 헤어졌다.


사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호떡이 생각난 준이는 먹자고 이야기를 꺼낼까 하다가 배가 부르기도 하고 그래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근데 버스를 타고 나니 호떡을 들고 찍은 둘의 웃는 모습은 먹는 것에 대해 섭한 준이를 섭하게 만들었다. 다음엔 호떡 먹으러 가자고 해야겠다.


현재시각 새벽 2:22.


다들 좋은 밤 되기를 소원하며 또 좋은하루 보내기를 소원하며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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