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소리가 좋아 방문 베란다를 열어 놓았다.
빠른 템포의 비
느린 템포의 비
오늘은 그냥 하루종일 방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빗소리만 듣고 있었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빗소리에 몸이 스르르 녹아
낮잠에 들기도 하고
일어나
빗소리가 음악인가
음악이 빗소리인가
구분이 가지 않는
Benjamin Clementine 의 앨범을 들으며
가만히 있어보기도 했다.
아니, 사실은
빗소리에 함께 잊고 싶은 마음도 같이
흘려보내고 싶었는지 모른다.
허나 오히려
선명하게 씻겨져
더 드러나게 되었다.
그냥 다행이다 싶다.
어차피 마주할 것 이라면
지금이 다행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