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하기 전부터
학회에서 발표 할것을 생각하니,
또 내 논문이 아닌 대리 발표라
긴장이 되었는지 잠이 안왔다.
더구나, 실상 마음을 편히 나눌 수 있는
친구들과의 동행이 아니라서
썩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나 보다
그렇게 시작된 제주도 '여행길'
나의 마음을 또 불편하게 한 것이 있었으니
숙소가 오래된 건물이라 너무 습하고
모기가 많았다
잠을 제대로 못 청하니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쭉쭉 내려간다.
금요일에 발표가 있었는데
그 전날 밤 계속 발표 슬라이드와 스크립트를
읽어내려갔다. 하나도 집중하지 못 한 채로
잠자리에 들었는데
발을 물어대는 모기와
엄청난 습함으로 잠을 들지 못 하다
겨우 새우잠에 들었다.
또, 시작된 악몽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악한 영의 존재가 나를 엄습하던 때였다.
화장실에 가려는 연구실 후배가
문을 열었다.
그 소리에 놀라 후배를 바라 본 나는
악몽 속에서의 악한 영과 오버랩이 되면서
두려움에 사로잡혀
소스라치게 괴성을 질렀다.
후에 연구실 친구들과 나눌 수 있는
하나의 웃긴 에피소드가 되었지만
나는 왜인지
나의 모습에 슬프기도 했다.
과도하게 불안과 긴장속에
내가 나를 누르고 있진 않았는지
혹은 잘 하고 싶은 마음에 그 욕심에
또 내려놓지 못하고 이가 아플정도로 악 물고 있진 않았는지
그냥 이 발표 또한
'여행길' 중 하나의 일정으로 여길 수는 없었는지..
다녀와서 긴장이 풀렸는지
쓰러져서 13시간의 긴 숙면을 청했다.